사무직과 다른 현장직

사무직과 다른 현장직

2024. 9. 1.

 

 

1. 출근 장소

사무직은 같은 장소로 출근하고 퇴근한다.

현장직은 하나의 현장이 마무리가 되면 다른 현장으로 출근한다. 꼭 마무리가 되지 않더라도 중간에 급한 현장이 있으면 왔다갔다 한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물리적인 공간이 다양한 현장직이 좀 더 맞을 수 있다.

물론 사무직도 물리적인 공간이 바뀔 순 있다. 예를 들어 사내에서 팀을 이동하여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회사는 핫데스크라고 하여 사내 어느 책상에서든 일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거나 재택근무가 가능하여 집에서도 가능하고, 워크 애니웨어라 하여 회사 사옥이 외부 바깥 공간(예를 들면 카페) 같은 곳에서도 근무를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회사도 있다. 물론 몇 안되긴 한다. 그마저도 하다가 회사 분위기와 또는 문화와 맞지 않아 폐지 되는 경우가 많다.

 

2. 머리냐 몸이냐

사무직은 보통 머리가 아프다. 보통 머리 쓸 일이 많기 때문이다.

현장직은 보통 몸이 아프다. 보통 몸을 쓸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무직이냐 현장직이냐를 떠나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머리와 몸 둘 다 아프게 한다.

 

사무직이라 하면 매일 같은 의자에 앉아서 모니터화면과 키보드 타이핑, 마우스 클릭을 하루 종일 하다보면 거북목 증상과 손목터널 증후군의 위험이 있다. 자세를 올바르게 교정하면 늦출 수 있지만 언젠가는 올 것으로 생각된다.

 

현장직도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타일로 설명하면 바닥 타일을 시공할 때 하루종일 쭈구려 앉아서 작업하는 등 몸도 몸이지만 타일 시공 앞 뒤 공정에 따라 머리가 많이 아파질 수 있다.

 

그리고 사무직이든 현장직이든 결국 사람과 사람이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머리가 아파질 것들이 숨어있다. 사람 관리는 언제나 머리 아픈 일이다.

 

3. 급여

건설업계는 돈의 지급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 부분도 머리 아픈 부분이다. 사무직은 적어도 다니는 회사가 어렵지 않다면 월급은 정해진 일자에 매달 꼬박꼬박 잘 들어오지 않는가.

 

이 부분이 사람들이 현장직을 잘 하지 않으려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몸이 힘든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하는 사람들은 급여를 받기만 하면 대기업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받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이기 때문에 급여라도 많이 주지 않으면 하지 않을 것이다.

 

4. 주변 사람

현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한다. 내가 출근한 그 날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만 내가 그 현장에 나가지 않은 날도 다양한 사람들이 일한다. 그 중에는 앞 뒤 공정을 생각해서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저 오늘 해달라는 것만 해주고 돈만 받으면 된다는 주의다. 앞 뒤 공정을 생각하는건 작업자의 필수 요소는 아니다. 보통 현장 담당자 또는 소장님이 잘 관리해줘야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작업자들 끼리도 생각을 해준다면 서로가 일하기 편해질 수 있다. 물론 배려해주면 불편한 것이 생기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힘을 쓰는 일을 하다보니 거친 사람들이 있다. 특히나 더운 날에는 작업자의 짜증이 많아진다. 현장 담당자(소장님) 분들이 더 힘들어지는 계절이다..

 

나는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배울점을 항상 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가끔 몇몇 사람들에게는 저런 점들은 하지 말아야지 라는 것을 배운다.

 

이 부분은 사무직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사내에 또는 같은 팀 내에 사람들 중에도 또라이가 있을 것이고, 정상인이 있을 것이고, 존경 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존경 받는 사람은 없을 수도..) 적어도 배울점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 다녀볼만한 회사인 것이다.

 

5. 업무 환경

더울 때 더운데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데서 일하는 현장직이다. 이것 말고도 화장실이 없는 현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작업자들은 으슥한 곳에 들어가 일을 본다. 그게 아직 타일 시공이 안된 화장실 일 수도 있다. 그런 화장실 현장에 가면 오줌 지린내가 미친다. 그걸 참고 일해야한다.

 

사무직은 보통 대부분 현장직에 비해 깔끔하다. 공사 현장 처럼 먼지가 휘날일 것도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 마감제만 보일 것이고, 공사현장 처럼 콘크리트가 노출되는 것을 볼 일이 없을 것이다. 일부러 인테리어상 노출시켜 놓은 것이 아니라면..

 

이 또한 현장직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6. 결론

나는 그럼에도 사무직에서 현장직으로 전환을 했다. 그 이유는 사무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현장직에서의 몸을 사용하여 일을 하는 보람과 물리적인 부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위에 언급한 것 처럼 어려운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2개월된 아직까지는 해볼만하다. 다만 급여가 아직까지 안들어오고 있는 점이 제일 힘들다. 일을 시켰으면 돈을 줘야지!!..

 

그리고 언젠가 나는 내 집을 내 기술을 활용해서 내가 원하는대로 만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래서 미리 배워두는 것이라 생각하면 좀 더 일을 하기 수월하다.

 

내가 타일을 시작한 이유는 현장직을 경험해보고 타일 시공을 배우고 싶어서, 일이 끝나고 나서 확실히 off 되는 일을 하고 싶어서였고, 하는 이유는 미래의 내 집에 대해서 내가 만들고 싶어서 이다. 이 때문에 타일 뿐만 아니라 다른 공정도 배워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