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점점 무거워진다
2024. 12. 25.
손목이 아프다.
오른쪽 손목은 괜찮은데 왼쪽 손목이 아프다.
오른쪽 발가락은 괜찮은데 왼쪽 발가락이 감각이 무뎌진다.
어깨는 원래 딱딱 했는데 더욱 딱딱해진다.
그렇게 몸이 점점 무거워진다.
요즘은 타일을 배우기보다는 양중 반장이 된 것 처럼 여러 현장에 물건을 양중하고 있다.
오야지 밑에서 일하다보니 타일 공정에서 필요한 처음과 끝 마무리까지의 작업들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어서 좋은데
양중을 많이 하다보니 내가 타일을 배우러 온건지 양중을 하러 온건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차라리 오야지 말고 타일 팀에 들어가서 배우는편이 좀 더 빠르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돈을 적게 받고 있으니 급여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고..
생각이 많아진다..
일하다 만난 디자인 차장님과 커피 한 잔 하며 했던 대화들이 떠오른다.
빨리 배우려면 많이 해보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보통의 사수들은 잘 안시킨다.
자기가 하는게 더 빠르고 빨리 해야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아는 친구가 자기 밑으로 오라해서 갔더니 처음부터 다 시켜줬다고 한다.
그래서 1년만에 독립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도 아버지 아는 사람 밑에 들어가는 거라서 금방 배워서 1년만에 독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가는 2년이 되도 독립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천천히 배워가는게 맞는 걸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른 팀을 알아보는게 맞는 걸까..
몸도 점점 무거워지고 급여는 적어서 생활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사장님이랑 일할 때에는 늦게까지 하니 일이 일찍 끝나는 것도 아니고..
뭐 하나 마음에 드는게 없다.
배울 때에는 더욱 비굴해진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런데도 야단 맞으며 배운다..
물론 가르쳐주는게 쉽지도 않고 자기 수입 깎아 먹으며 알려주는 거라 이해는 된다.
하지만 마음 속 한 켠에서는 분노가 차오른다.
그래서 더 이 분야가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어찌되었건 기술자의 길로 나아간다.
힘들고 생각이 많아지더라도 나아가면 된다.
그러면 언젠가는 되고 만다.
계속 걸어간다.